이사는 가야 하는데
보증금을 못 받았다면
계약 기간이 끝났는데 보증금을 못 받은 채 이사부터 하면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이 사라집니다. 이 문제를 위해 법이 마련해 둔 절차가 임차권등기명령입니다.
왜 그냥 이사하면 안 되나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은 그 주택에 계속 살면서 전입신고를 유지해야 지켜집니다. 다른 곳으로 전입신고를 옮기는 순간 두 권리 모두 사라집니다. 그 상태로 있다가 나중에 경매가 되면, 이미 살고 있지 않은 임차인은 순위를 주장할 근거를 잃습니다.
그렇다고 이사를 미룰 수도 없는 사정이 많습니다. 새 직장, 자녀 학교, 다음 계약의 잔금일이 이미 정해져 있는 경우입니다. 법은 이런 상황을 위해 임차권등기라는 절차를 두어, 이사를 가면서도 이미 갖춘 권리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게 합니다.
신청할 수 있는 요건
/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3 제1항
조문 그대로, 임대차가 끝났는데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했을 때만 신청할 수 있습니다. 계약 기간이 아직 남아 있는데 미리 신청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임대차 기간이 끝나도 보증금을 돌려받을 때까지는 임대차관계가 그대로 이어지는 것으로 보므로(§4②), 종료일이 지났다는 사실만으로 대항력을 잃지는 않습니다. 대항력이 사라지는 시점은 어디까지나 전입신고를 옮길 때입니다.
신청 절차
임차주택 소재지를 관할하는 지방법원·지방법원지원 또는 시·군법원에 신청서를 냅니다. 신청서에는 신청 취지와 이유, 임대차 목적물, 임차권등기의 원인이 된 사실을 적고, 이미 대항력이나 우선변제권을 갖추고 있다면 그 사실도 소명해야 합니다. 법원이 결정을 내리면 등기관이 등기부에 임차권등기를 기입합니다. 임대인이 이의를 신청할 수도 있고, 법원이 신청을 기각하면 임차인은 항고할 수 있습니다.
임차인이 들인 비용(신청 비용과 임차권등기 비용)은 임대인에게 청구할 수 있습니다(§3의3⑧). 은행 등 금융기관이 임차인을 대신해 신청할 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대위 신청, §3의3⑨).
등기가 되면 생기는 효력
/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3 제5항
이미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갖추고 있었다면 그 순위가 그대로 유지됩니다. 등기가 끝난 뒤에 전입신고를 다른 곳으로 옮겨도 이미 취득한 권리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절차의 핵심은 등기가 실제로 마쳐진 것을 확인한 뒤에 이사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신청서만 접수하고 결정이 나기 전에 이사하면 그사이 권리를 잃을 위험이 있습니다.
등기 전후를 비교하면
대항력·확정일자를 2024년 3월에 모두 갖춘 임차인이 2026년 9월 계약이 끝났는데 보증금을 못 받았다고 해 봅니다.
| 시점 | 전입신고 유지 | 전입신고를 옮긴 뒤 |
|---|---|---|
| 임차권등기 전에 이사 | 대항력·우선변제권 유지 | 대항력·우선변제권 상실 |
| 임차권등기 마친 뒤 이사 | 대항력·우선변제권 유지 | 대항력·우선변제권 그대로 유지 |
표에서 보듯 차이는 딱 하나, 이사를 언제 하느냐입니다. 등기가 마쳐지기 전에 전입신고를 옮기면 2024년 3월부터 쌓아 온 순위가 통째로 사라지고, 다시 전입해도 그 시점부터 새로 시작합니다. 등기를 마친 뒤라면 이사를 가도 2024년 3월의 순위 그대로 유지됩니다.
이후에 들어오는 임차인은 보호받지 못합니다
임차권등기가 끝난 주택에 그 이후 새로 들어오는 임차인은 최우선변제를 받을 권리가 없습니다(§3의3⑥). 이미 나가는 임차인의 권리가 등기로 남아 있는 상태이므로, 그 뒤에 들어오는 임차인은 소액임차인 보호의 대상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이런 집에 들어갈 계획이라면 등기부등본에서 임차권등기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이 규정은 두 임차인이 같은 보증금 몫을 놓고 겹쳐서 최우선변제를 주장하는 상황을 막기 위한 장치입니다. 나가는 임차인이 등기로 순위를 지켜 둔 상태에서, 새로 들어오는 임차인까지 같은 최우선변제 한도를 나눠 가지면 어느 쪽도 온전히 보호받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임차권등기가 말소되는 경우
보증금을 전부 돌려받으면 임차권등기는 그 목적을 다한 것이므로 말소 절차를 밟습니다. 말소하지 않고 방치하면 등기부에 계속 남아, 그 집을 계약하려는 다음 임차인이 불필요한 오해를 할 수 있습니다. 보증금을 받은 즉시 말소 신청까지 마치는 편이 서로에게 깔끔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임차권등기명령과 임차권등기는 같은 말인가요
임차권등기명령은 법원에 내는 신청이고, 그 결정에 따라 등기부에 실제로 기록되는 것이 임차권등기입니다. 신청만으로는 효력이 생기지 않고, 등기가 마쳐져야 §3의3⑤의 효력이 생깁니다.
보증금 중 일부만 못 받아도 신청할 수 있나요
조문은 "보증금이 반환되지 아니한 경우"라고만 정하고 있어, 일부만 남았더라도 그 부분에 대해 신청할 수 있습니다.
집주인이 이의를 신청하면 어떻게 되나요
법원이 이의신청에 대해 다시 재판합니다. 절차가 길어질 수 있으니, 보증금을 못 받은 사실과 임대차가 끝난 사실을 뒷받침하는 자료(계약서, 내용증명 등)를 미리 챙겨 두는 편이 좋습니다.
임차권등기 비용은 누가 부담하나요
일단 임차인이 신청 비용과 등기 비용을 내지만, 그 비용은 임대인에게 청구할 수 있습니다(§3의3⑧). 보증금과 별개로 청구할 수 있는 금액입니다.
최우선변제 대상이면 임차권등기를 안 해도 되나요
최우선변제 대상이라도 이사 후 배당까지는 시간이 걸리고, 전입신고를 유지하지 않으면 그사이 권리를 잃을 수 있습니다. 보증금을 다 받기 전에 이사해야 한다면 임차권등기를 먼저 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신청부터 등기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리나요
법원 사정과 서류 보완 여부에 따라 다릅니다. 이사 일정이 이미 정해져 있다면 여유를 두고 최대한 일찍 신청하는 편이 좋고, 등기가 마쳐졌는지는 등기부등본을 다시 떼어 직접 확인해야 합니다.
집주인이 계속 연락을 피하면 어떻게 하나요
임차권등기명령은 임대인의 협조 없이도 법원의 결정만으로 진행되는 절차입니다. 임대인에게 따로 동의를 구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신청 이유를 소명할 자료(계약서, 계약 종료 통지 등)는 미리 준비해 두어야 합니다.
최종 확인: 2026년 9월 11일 · 근거: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3, 제4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