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항력·우선변제권·최우선변제
셋 다 임차인을 지키는 권리지만 갖추는 조건도, 경매에서 하는 일도 다릅니다. 확정일자만 있으면 안전하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실제로는 순서가 더 복잡합니다. 아래 표와 계산 사례로 무엇을 갖춰야 어떤 상황에서 보호받는지 하나씩 짚어 봅니다.
| 권리 | 갖추려면 | 할 수 있는 것 |
|---|---|---|
| 대항력§3① | 이사(인도) + 전입신고 | 집이 팔리거나 경매로 넘어가도 계약 기간까지 삽니다. 보증금을 받을 때까지 안 나가도 됩니다. |
| 우선변제권§3의2② | 대항요건 + 확정일자 | 경매 배당에서 날짜 순위대로 돈을 받습니다. 앞선 근저당이 있으면 그 뒤입니다. |
| 최우선변제§8① | 대항요건 + 보증금이 한도 이내 | 보증금 중 일정액을 근저당보다 먼저 받습니다. 확정일자가 없어도 됩니다. |
우선변제권을 정하는 조문은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2 제2항
여기서 "후순위권리자보다 우선"이라는 말이 핵심입니다. 나보다 먼저 등기된 근저당보다 앞서지는 못합니다. 확정일자를 받아도 순위표에서 내 자리가 정해질 뿐, 앞사람을 추월하지는 않습니다. 반대로 나보다 뒤에 등기되는 권리보다는 앞서므로, 확정일자를 받은 그날부터는 뒤에 오는 모든 채권자에게 우선합니다.
순서대로 보면
경매 대금이 들어오면 배당은 대략 이 순서로 갑니다.
- 경매 비용, 필요비·유익비
- 최우선변제금 — 소액임차인의 일정액, 근로자 임금채권 등
- 당해세 등
- 날짜 순위 — 근저당·확정일자 있는 임차인·가압류가 뒤섞여 접수 순서대로
최우선변제금은 순서와 무관하게 맨 앞에서 떼어 줍니다. 그다음에 남는 돈을 놓고서야 근저당과 확정일자 임차인이 날짜 순서로 다툽니다. 그래서 확정일자가 아무리 빨라도, 최우선변제 대상이 아니면 앞선 근저당의 채권최고액이 클수록 받을 돈이 줄어듭니다.
실제로 계산해 보면
서울의 집이 2억원에 낙찰됐다고 해 봅니다. 임차인 보증금은 1억 2,000만원, 근저당은 최우선변제 대상이 되는 최근 시점에 설정됐고, 확정일자는 그 근저당보다 늦게 받았다고 가정합니다. 근저당의 채권최고액만 다른 두 경우를 비교합니다.
| 배당 순서 | 사례 A 근저당 채권최고액 6,000만원 | 사례 B 근저당 채권최고액 1억 8,000만원 |
|---|---|---|
| ① 최우선변제(임차인) | 5,500만원 | 5,500만원 |
| ② 근저당 | 6,000만원(전액) | 1억 4,500만원(한도 부족, 전액 못 받음) |
| ③ 임차인 나머지(확정일자 순위) | 6,500만원(전액) | 0원 |
서울 현행 기준으로 보증금 1억 2,000만원은 최우선변제 대상이라 5,500만원을 가장 먼저 받습니다(계산 과정 보기). 남은 1억 4,500만원을 놓고 근저당과 임차인의 나머지 보증금 6,500만원이 다투는데, 사례 A처럼 근저당 채권최고액이 작으면 임차인이 나머지까지 전부 받습니다. 반대로 사례 B처럼 채권최고액이 크면 남은 돈이 근저당에서 다 소진되어 임차인은 나머지를 한 푼도 못 받습니다. 두 사례에서 임차인이 가진 권리는 완전히 같은데, 결과가 갈리는 이유는 근저당의 크기 때문입니다.
지방 소도시라고 사정이 다르지는 않습니다. 청주시(그 밖의 지역)에 보증금 4,000만원으로 사는 임차인이 있고, 이 집이 6,000만원에 낙찰됐다고 해 봅니다. 현행 기준으로는 2,500만원까지 최우선변제 대상이지만, 낙찰가의 1/2인 3,000만원보다 적으니 그대로 2,500만원을 받아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8③ 단서의 1/2 한도는 구간별 최우선액이 아니라 실제 낙찰가를 기준으로 다시 계산하므로, 낙찰가가 낮으면 그 절반인 2,000만원까지만 인정됩니다. 원래 구간 금액(2,500만원)과 실제 받는 금액(2,000만원)이 다를 수 있다는 뜻입니다.
시간 순서로 보면
세 권리는 한꺼번에 생기지 않고 계약의 각 단계마다 하나씩 쌓입니다. 계약 전에는 등기부등본을 떼어 이미 잡혀 있는 근저당의 접수일과 채권최고액을 확인합니다. 이 숫자가 앞으로 내가 갖출 권리의 순위를 미리 정해 놓기 때문입니다.
잔금을 치르고 이사한 뒤 전입신고를 마치면 그다음 날 0시부터 대항력이 생깁니다. 여기까지만 해도 집이 팔리거나 경매로 넘어가도 계약 기간까지 살 권리는 지켜집니다. 이어서 확정일자를 받으면(미리 받아 두면 유리합니다) 우선변제권이 더해져, 경매가 되더라도 순위대로 배당받을 자격이 생깁니다.
여기까지 갖췄다고 해서 항상 돈을 다 받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경매가 진행되면 보증금이 그 시점 기준의 한도 이내인지에 따라 최우선변제 적용 여부가 갈리고, 한도를 넘으면 순수하게 날짜 순위로만 배당받습니다. 세 권리를 순서대로 갖추는 것과, 경매에서 실제로 얼마를 받는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흔한 오해
- 확정일자만 받으면 안전하다: 순위표에 이름을 올리는 것일 뿐 순위를 앞당기지 않습니다. 계약 전에 등기부등본을 떼어 앞선 근저당의 채권최고액을 확인해야 합니다. 앞서 든 사례 B처럼 채권최고액이 큰 근저당이 이미 있는 집이라면, 확정일자를 아무리 빨리 받아도 그 근저당보다 뒤 순위인 이상 배당받을 돈이 남지 않을 수 있습니다.
- 최우선변제면 보증금을 다 받는다: 일정액만 먼저 받습니다. 서울 현행 기준으로 보증금 1억 6,500만원까지가 대상이고, 그중 먼저 받는 금액은 5,500만원입니다. 나머지는 순위 싸움입니다. 앞의 계산 사례에서 임차인의 보증금은 1억 2,000만원이었지만 최우선변제로 받은 돈은 5,500만원뿐이었고, 나머지 6,500만원은 근저당의 크기에 따라 받을 수도, 못 받을 수도 있었습니다.
- 지금 기준으로 계산하면 된다: 최우선변제 기준은 근저당이 잡힌 시점의 시행령을 따릅니다. 개정 부칙에 "이 영 시행 전에 담보물권을 취득한 자에 대하여는 종전의 규정을 적용한다"가 매번 붙기 때문입니다. 근저당 날짜를 넣어 계산해 보세요.
- 우선변제권이 있으니 확정일자 날짜만 기억하면 된다: 순위는 확정일자 받은 날과 대항력이 생긴 날 중 늦은 쪽입니다. 확정일자를 아무리 일찍 받아도 이사·전입신고가 늦으면 그 늦은 날짜로 밀립니다. 두 날짜를 함께 계산해 보세요.
잠깐 집을 비워야 한다면
대항력은 계속 살고 있어야 유지됩니다. 전입신고를 다른 곳으로 옮기면 그 순간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이 사라지고, 다시 돌아와도 그때부터 새로 시작합니다. 그동안 근저당이 잡히면 순위가 뒤로 밀립니다.
이사를 가야 하는데 보증금을 못 받았다면 임차권등기명령(§3의3)을 신청하고, 등기가 된 것을 확인한 뒤에 옮기세요. 신청만 하고 나가면 안 됩니다. 임차권등기를 마치면 그 전에 가지고 있던 대항력·우선변제권이 그대로 유지되고, 이사한 뒤에도 사라지지 않습니다(§3의3⑤). 절차는 임차권등기명령 신청 방법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임대차 기간이 끝났다고 곧바로 임대차 관계가 소멸하는 것도 아닙니다. 보증금을 돌려받을 때까지는 임대차관계가 그대로 이어지는 것으로 보므로(§4②), 계약 종료일이 지났다는 이유만으로 대항력이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다만 이사를 나가면서 전입신고까지 함께 옮기면 그 순간 대항력을 잃으므로, 반드시 임차권등기부터 마친 뒤에 움직여야 합니다.
최종 확인: 2026년 9월 11일 · 근거: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제3조의2·제3조의3·제8조